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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4월 16일 일요일

부활절에 한 나의 신앙 간증

둘루스 엘벧엘1공동체의 김상경 집사입니다. 얼마 목사님으로부터 간증을 하면 좋겠다는 말씀을 듣고 거절하지 못하곤 이렇다 간증거리가 없는 난감한 처지에 빠졌습니다.

이북이 고향인 부모님 중 어머니 집안에서 일찍이 주님을 영접하여 저는 모태 신앙으로 성장했습니다. 막내로 태어난 저는 온 가문의 사랑을 받고 자랐습니다. 어머니는 말씀과 기도로 저를 양육하였는데 어렸을 적에 추운 겨울 어두운 새벽에 어머니를 따라서 새벽예배를 다니던 기억이 있습니다.

저와 집사람은 어렸을 때부터 성가대에서 같이 찬양하며 자랐습니다. 제 아내도 목사님 가정에서 자라나 저희는 비슷한 환경과 신앙의 울타리에서 성장하며 결혼하게 되었습니다.

교회에 잘 다니고 성가대도 열심히 하며 부모에 순종하고 학교에서도 모범생으로 지내면서 언젠가부터 저는 스스로 선하다고 생각하는 바리새인이 되었습니다. 마음 한 구석에는 교만과 독선 그리고 영적 무지가 있어 무엇이든 제 생각과 계획대로 하면서도 바른 길을 간다고 믿었습니다. 그런데도 학교 집안 직장 등 부족함 없는 생활을 하였던 것은 전적으로 부모님의 기도 덕분이고 하나님의 은혜였습니다.

30여년 전 뜻하지 않게 미국 이민의 길이 주어졌습니다. 젊은 나이지만 안정된 직장에서 인정도 받으며 장래가 분명히 보장되는데 모든 것을 버리고 미국행을 결정하기란 쉽지 않았습니다. 주위 친지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미국에 가서도 별 어려움 없이 잘 살리라 생각하고 이민 길에 올랐습니다.

미국에서의 신앙생활은 한국과 많이 달랐습니다. 처음 다녔던 작은 교회에서는 성가대 지휘도 하면서 처음으로 교회의 중심에서 일을 하게 되었고 봉사와 섬김을 통하여 주를 만나면서 영적으로도 성장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민자의 삶이 다 그렇듯, 희로애락이 교차하는 세파를 헤쳐 나가면서 저의 우둔함과 무거운 죄를 깨닫게 되었고 하나님 중심의 삶을 조금씩 알게 되었습니다. 한국에서의 안락한 삶을 뒤로 하고 미국에서 광야 생활을 하게 하신 주의 뜻은 교만하고 허물 투성이인 저를 주가 쓰실 그릇으로 빚어 가기 위한 것임을 깨달았습니다.

25년 동안 섬기던 LA 교회에서 안수집사로 봉사하다가 한국으로 출장이 많아지면서 맡겨진 일을 성실히 못하고 있다는 핑계로10여년 전에 은퇴를 했습니다. 주의 일을 안 하니까 그렇게 편하고 좋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동안 열심히 그리고 성실하게 봉사하였으니 쉴 자격이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5년 전 이곳 연합장로교회에 와서도 시온성가대 외에는 어떤 봉사도 하지 않은 채 지냈습니다. 평생 찬양대원으로는 봉사하고 있으니 그것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하고 주님의 부름을 외면하고 있었습니다. 한번 맛 본 안락함에서 헤어나기 란 정말 어려웠습니다. “내일 하면 되지라는 그럴듯한 유혹에 푹 빠져 버렸습니다. 한편으론 이렇게 놀고 있으면 안 되는데 하면서도 헌신할 마음이 생기지 않았습니다.

작년 초 교회 근처로 이사 올 때 저의 내외는 수요 성가대도 하기로 작정 했습니다. 매 주 수요일 찬양과 예배를 보면서 새로운 은혜의 강물에 젖어 들게 되었습니다. 집으로 돌아 갈 때마다 저희는 성령의 은혜에 취해 기쁨과 감사가 흘러 넘쳤습니다.

어느 날 저는 성령님의 인도하심에 순종하여 드디어 깊숙히 묻어 두었던 한 달란트를 꺼냈습니다. 오래 참으시며 꾸짖지 않으시고 은혜로 품어 주시는 하나님의 변함 없는 사랑에 감사의 눈물을 흘렸습니다. 탕자 같은 저는 올 해부터 행복대학에서 봉사하라는 명령을 받았습니다.

쓰임 받은 첫 날의 감회는 가슴 벅차 오르는 기쁨이었습니다. 요나 같이 주님의 말씀을 듣지 않고 피해 있었던 저는 힘겹게 지고 있었던 짐을 벗어 버리고 진정한 자유를 누리게 되었습니다. 대신 성령께서는 제 마음을 감사와 기쁨으로 채우셨습니다.

이제는 매 토요일을 기다리고 준비하면서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구하고 있습니다. 60을 넘은 나이에 더 이상 제멋대로 주님의 뜻을 저버리지 않고 제 십자가를 지고 무익한 종의 소임을 감당하려고 합니다.

부활의 산 소망이 되신 주의 놀라운 사랑과 대속의 은혜가 긴 잠에서 깨어나 새로운 각오로 주의 일을 꿈꾸는 저에게는 너무나도 큰 힘이고 기쁨의 근원입니다. 주여 제 잔이 넘치나이다.

죽기까지 주님만을 찬양 하리다.                        
                                                                                                    
2017 4 16일 부활의 아침                                  김상경 집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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